<<주역으로 조선 왕조 실록을 읽다>> 책의 내용은 어떻습니까?'
주사위를 이용한 약서법(略筮法)
산지박 (山地剝) 육 4(六四)
관어 이궁 인총 무 불리 (貫魚 以宮人寵 无不利)- 물고기를 꿰고 궁인을 총애하는 상이로다 불리할 것이 없다.
- <<실증 주역>>
처음에 이 산지 박괘를 보았을 때 의아했다. 보통 산지 박은 음이 난동하여 양을 갉아먹는 형상으로 무너짐. 부서짐을 뜻하나 책에 무슨 무너짐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조금 억지를 부려서 본다면 주역을 하나하나 벗겨낸다. 정도로 봐야 할 것 같은데, 곰곰이 생각해 보다 보니 효사와 괘의 형상을 가만히 보면 이해가 간다.
산지 박괘는 크게 보면 양 하나가 음 5개를 이끌고 있는 걸개의 모습을 나타낸다. 무엇인가 주렁주렁 매달린 모습으로도 볼 수 있다. 여기 서는 걸개와도 같이 주렁주렁 매달려서 달려 있는 상을 취한 것으로 보자.
효사(爻辭) :관어 이궁 인총 무 불리 (貫魚 以宮人寵 无不利)- 물고기를 꿰고 궁인을 총애하는 상이로다 불리할 것이 없다. 이 효사(爻辭)를 덧붙여 보자, 관어貫魚이니 물고기를 꿰어 놓은 것을 의미하니 주렁주렁 매달린 모습이 맞고, 이궁 인총이니 궁의 기강 즉 질서를 잡는다 하였다. 이 책의 구성 자체가 그러하다. 주역에 관한 조선의 왕들과 신하들의 견해를 여기저기 조선 시대 전반에 걸쳐서 발췌하여 묶어 놓고, 질서를 잡아 주역을 하나하나 설명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렇게 해석을 하면 내가 뽑은 괘(卦)이지만 나름 잘 뽑힌 괘( 卦)이고 효(爻)인 것 같다.
점단(占斷) 정리
주역(周易)은 이해하기 어렵다. 주역(周易)의 원전은 하나이나, 그것에 대한 공자님의 해설서만 10권이 될 정도로 주역을 이해하고 공부하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이것저것 쳐다보면 점점 더 어려워진다. 그렇게 어려운 주역을 조선 시대 선비들과 왕들의 대화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러한 이야기들을 모아서 한 권의 책이 되니 조선의 왕들은 주역(周易)을 참 좋아하신 듯하다.
하지만 이 책을 보고 나서 내 생각 에는 책 제목이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역으로 조선 왕조 실록을 읽는 것'이 아니라 '조선 왕조 실록으로 주역을 읽다'가 맞는 표현이 아닌가 한다.
왜냐하면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들은 조선의 많은 왕들과 신하들이 서신으로 그리고 강론에서 펼친 주역의 해석과 인용이다. 주역을 가지고 그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한 저자가 아마도 이런 책 제목을 생각하셨겠지만, 반대로 그러한 그들의 주역에 대한 이해와 설명들이 지금 우리가 주역을 이해하는 데에 꼭 필요한 글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다 예를 들 수는 없지만 몇 가지만 들어 보면
지수사(地水師)와 수지비(水地比) 괘(卦)로 농사법을 설명하다.
지수사(地水師)와 수지비(水地比)를 통해 농사법을 설명하신 정조실록의 정조 대왕의 인용구를 한번 보자.
"농사짓는 근본은 부지런함과 수고함에 달려 있는데, 그 요체는 역시 수리水利 사업을 일으키고 농작물을 토질에 맞게 심으며 농기구를 잘 마련하는 것뿐이다. 이 세 가지가 그 요체인데, 그 가운데서도 수리 사업을 일으키는 것이 첫 번째를 차지한다.<<주역>>에서 수水와 지地가 합쳐진 것이 비괘比卦인데, 이것이 정전법正田法의 기본 원리다. 토질에 잘 맞게 하고자 한다면 물을 나 두고 어떻게 하겠는가." -본문 36
화뢰서합(火雷噬嗑)으로 시장을 설명하다.
서합괘를 가지고 시장을 낮에 여는 이유를 설명하신 윤돈의 설명 또한 기가 막히다.
"왜 서합噬盒이라 하였는가?"
하자 윤돈이 아뢰기를
"그 뜻을 선유들은 '가까이 사람의 몸에서 취한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계사繫辭에는 '낮에 시장을 열어 천하의 백성을 모이게 하고 천하의 물화物貨를 모이게 하여 교역을 하고 돌아가게 하는 것이 모두 서합괘에서 얻은 것이다.
'라고 하였습니다. 서합괘는 상괘는 이 괘이고 하괘는 진괘이니, 이離는 태양이 한가운데 있는 상象이고 진震은 움직이는 상입니다. 상괘는 밝고 하괘는 움직이는 까닭에 한낮에 시장을 여는 것은 서합괘에서 얻은 것이라 한 것입니다."
이렇듯 이 책에는 <<조선왕조실록>>에 실려있는 조선의 왕들과 신하들의 주역에 대한 설명과 이해가 가득하다. 사실 2개만 적기에는 너무 적다는 생각이 든다. 이 같은 예가 무수히 많이 나오기에 주렁주렁 매달린 형상을 한 산지박(山地剝) 괘가 내 점괘로 나온 것 같다. 물론 왕가에서 직접 점을 쳐서 그 해석을 하고 정치에 인용하였다는 서점례筮占例가 있었으면 더욱 좋았을 것 같으나, 서점례는 난중일기로 유명한 이순신 장군의 척전 법 서점례를 제외하고는 이 책에서 소개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하지만 주역의 해석에 있어서는 다들 일가견이 있으신 분들의 글이 오고 가고 한 것이기에 나처럼 주역을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꼭 한번 이 책을 볼 것을 권하고 싶다. 조선 시대 선비들의 역학에 대한 이해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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