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周易)책 소개

주역강의周易講義 - 서대원

석과 불식 2022. 9. 2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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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강의
주역강의 서대원저

우선 이 책은 주역周易과 육효六爻 등을 통해 역술가 생활을 30년 이상 하셨던 서대원 선생이 지으신 주역 책이다. 한데 책서 문에서 주역은 점서(占書)가 아니라고 분명하게  적고 있다. 30년 동안 역술인으로 생활하셨던 분 치고는 참으로 아이러니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자신이 30년간 주역점을 쳤었는데 이제 살펴보니 그런 주역점은 모두 개인의 길흉화복을 의미하는 게 아니 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주역은 유교 경전으로 동양 최고의 처세서라고 말씀하신다. 주역은 어찌 되었건 점(占)을 쳐서 피흉취길(避凶取吉)하면서 인생의  오묘한 진리를 깨닫게 해 준다라고 믿고 있는 나에게는 조금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였지만 내용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책을 읽어 가기 시작하면 그런 거부감은 눈 녹듯 사라지고 그분의 30년 역술가적 삶과 함께 한구 한구 의미를 얼마나 연구하셨을까 하는 감탄을 하면서 이 책을 보게 된다. 

 학자들은 주역의 철학적인 면만 고집하고, 일반인들은 주역의 점술적인 면만 활용하는 극단적인 상항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주역은 본시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다. 앞에서도 누차 언급했듯이 주역이 담고 있는 면화의 원리를 깨닫게 되면 누구나 인간사의 구체적인 상항에서 적절하게 처신할 수 있는 지침을 얻을 수 있다. 

                                                               서문 34p

저자의 각고의 노력으로 그동안 하나의 철학적 사고와 지침으로 다가오지 못했던 괘卦와 효사爻辭의 괘리를 극복하고 이책에서 주역은 다시 괘 하나에 하나의 이야기 구조를 가진 철학적 가르침 책으로 다시 정리되었다. 하나만 예로 살펴보자

보통 주역(周易)을 해석하는 책들은 수뢰둔(水雷屯)의 의미를 이제 막 소생하는 괘로서 어지럽고 혼돈스러운 상황을 의미하는 괘로 많이 설명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 수뢰둔(水雷屯)은 사랑에 빠진 젊은 이에게 주는 사랑할 때와 기다릴 때를 가르쳐 주는 괘이다. 

屯 元亨利貞
둔의 애욕은 원元, 형 亨, 리利, 정貞의 모든 시간대를 거친다. 
 勿用 有攸往 利建侯
욕정을 억누르고 미래를 위한 큰 뜻을 세워 매진함이 옳다

磐桓;利居貞,利建侯。
둔의 시절, 곧 사춘기에는 누구나 목표 없이 방황하는 일이 있다. 그러나 비록 큰 욕망이 엄습하더라도 끝까지 자신을 억제할 줄 알아야 하고, 먼 장래를 위하여 뜻을 크게 세워야 한다.

屯如邅如 乘馬班如 匪寇 婚媾 女子 貞 不字 十年乃字
여리고 순진한 사람이 온갖 멋을 부리며 첫사랑을 하지만 대개 연인은 떠나고 오랫동안 실연의 아픔에 시달리게 된다.

卽鹿无虞 惟入于林中 君子 幾 不如舍 往吝
숲 속에서 사슴을 발견하나 몰이꾼이 없으니, 욕심을 내어 잡으려고 나아가면 얻지는 못하고 고생만 한다.

乘馬班如 求婚媾 往 吉 无不利
연애를 발전시켜 최종적으로는 결혼에 이르러야 길하고 어려움이 없다. 

屯其膏 小貞吉 大貞凶
젊은 나이에 욕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여인을 만나는 일은, 그것이 짧은 시간에 끝나면 괜찮지만 길어지면 흉하다.

乘馬班如 泣血連如
철부지의 욕망으로 중요한 시기를 허비하고 때를 놓친다면 뒤에 깨닫고 피눈물을 흘리게 된다. 

 이런 식으로 한 괘卦는 하나의 스토리를 가지고 인생사의 중요한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해석을 하게 되고 이러한 것이 또 나름대로 잘 읽힌다. 그래서 이 책을 권한다. 중간중간 그분의 역점에 관련된 인연 이야기도 나오게 되지만 결국 저자분은 점술에 치우치지 말고 인생사의 중요한 문제에 참고할 수 있는 처세서로  주역(周易)을 강조하신다. 옛 선현 분들도 주역 공부를 시작할 때는 점을 많이 치지만 이후 주역의 이치를 깨닫게 될 즈음에는 점(占)을 치지 않는다고 하셨던 것이 생각난다. 바로 인생사의 중요한 순간을 주역의 괘와 효사에 그대로 대입하여 일의 앞날의 방향을 미리 예지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끌고 나가기 위해서 주역의 내용을 참고한다고 하였다. 이분 서대원 선생님이 강조하신 내용은 바로 이런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주역(周易)의 초보자로서 주역점(周易占)을 수시로 치고 있는 나 같은 사람에게도 이 책은 큰 도움이 된다. 사실 주역점의 괘사와 효사가 워낙 중의적인 내용이 많고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해석되는 문구이다. 그런 문구를 하나의 이야기로 쉽게 풀어 주셔서 점을 쳐서 효사를 살펴볼 때도 이해가 잘 안 되는 때 이 책은 명쾌하고 쉽게 문장이 설명되어 있어 참고하기에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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