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요즘 커피에 관한 책을 이것저것 읽고 정리하고 있는데, 우연히 「홈카페의 모든것」이라는 책에서 커피와 관련된 영화로 소개된 영화다. 그런데 다소 의아했다. 이 영화는 나도 전에 본 기억이 있는데, 내 기억엔 주먹밥 식당 이야기였다. 그것도 사연 많은 일본 아주머니 세분이 머나먼 핀란드라는 곳에서 일본인의 소울푸드 '오니기리(주먹밥)'을 주 메뉴로 하는 식당을 하면서 현지인들과 교류하게 되는 영화였다. 그런데 이게 커피와 관련된 영화라고 적혀있어, 이상해서 다시 한번 보게 되었다.
내용은 '사치에'라는 일본 중년 여성이 우연히 핀란드에서는 일이 잘 풀릴것 같은 예감 하나로 일본식 식당 카모메 식당을 핀란드에 오픈하였고,
주먹밥을 주 메뉴로 현지인에게 친숙한 식당을 꿈꾸었으나 생각과 달리 손님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 이런 카모메 식당에 눈감고 세계지도를 찍은 곳이 핀란드여서 오게 되었다는 일본인 '미도리'씨와 공항에서 가방을 잃어버린 '마사코'씨가 합류하면서 핀란드 사람들과의 정다운 교류가 시작된다. 우여곡절 끝에 그럭저럭 현지인 손님들에게 이름이 나기 시작한 카모메 식당은 마지막 신에 가서는 '사치에'씨의 '만석을 채웠습니다.'라는 독백까지 이르게 되면서 끝을 맺는다.
번화가도 아닌 작은 골목길에 조그마한 식당을 소재로 그린 영화라 중간중간 보여 주는 아기자기한 소품과 음식들이 호평을 불러 일으켰고,이 영화 개봉 당시가 아무래도 '힐링'이나, '슬로 슬로' 열풍이 불던 때라 개봉 때에도 일본영화 로서는 상당한 흥행성적도 거둔 영화이다. 그런데 이 영화 '주먹밥' 이야기가 아니었다. 다시 보니 영화 곳곳에 요즘 흔하게 볼 수 있는 작은 베이커리 카페의 감성이 뿜뿜 품어져 나오고 있었다. 차라리 식당이 아니라 '카페 카모메'라고 해도 될 만큼 이 영화 속에서 주인공은 '커피'와 '시나몬롤'이었다.
이렇게 영화 속 장면 하나하나를 정리하다 보니 더욱 커피와 관련된 영화 였다는것이 분명해졌다. 영화도 책도 한번 보고 만 나의 기억이라는 넘은 믿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메모하고 정리하여 반복해서 보고 발효 시키라는 바로 얼마 전 읽은 「진작 이렇게 책을 읽었더라면」의 한 구절이 생각나는 순간이다. 내용을 이렇게 정리하니 확실히 영화도 더 재미있어지는 것 같다. 앞서 이야기한 「홈카페의 모든 것」이라는 책에는 이 영화 외에 '아웃오브 아프리카'와 '타이베이 카페 스토리'를 커피 관련 영화로 적고 있는데, 아웃 오브 아프리카는 확실하게 커피 농장을 운영하는 여주인공 이야기이라는 것이 기억나는 영화인데 반해 이 영화 카모메 식당은 나에게 전혀 생뚱맞게 느껴졌었지만 이렇게 다시 보고 정리 하니 나의 기억이 완전히 잘못되었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앞으로는 영화도 무조건 바로바로 이렇게 정리해 두어야 하겠다.
마무리하자면
이 영화 '카모메 식당'은 작은 카페라고 할 만한 식당을 운영하는 일본 여성이 핀란드 헬싱키라는 이국 공간에서 느끼는 인간관계의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이다. 마침 잘된 힐링 영화 한 편이 생각 나는 분이시라면 주저 없이 보셔도 좋고, 나처럼 커피와 빵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더 좋을 영화이다. 일본영화 특유의 오글거림도 적어서 아주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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